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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머물다

매화향 그윽한 선암사를 가다


매화향 그윽한 선암사를 가다.



마음은 이미 봄을 앞질렀다.
 예년보다 꽃이 빨리 핀다는 걸
섬진강에서 난 알고 있었다.


이 어리석은 자만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화를 자초했다.
봄볕은 따사롭건만 승선교 아래로 겨울바람이 몰아쳤다.
아뿔싸! 올해에도 선암매의 기품을 보지 못하겠군.


벌써 몇 번 헛수고를 했던가.
진득하게 기다리면 그만인 것을......
그새를 참지 못해 옷고름을 푸는 욕정과 무에 다를까.


이번에도 헛걸음인가.
봄꽃이 피면 절집이 하나의 화원이 되는 곳이 이곳 선암사 아니었던가.
영영 잊을 수 없는 무우전 돌담길의 봄꽃.
매화가 질 무렵 함께 피어나는 벚꽃과 어우러져 환상의 화원을 만들어내던 
이 돌담길을 난 무척이나 사랑했었다.


카메라에 담는 건 애초 불가능한 일.....
마음에 담고 난 후
수십 번의 걸음에도 단 한 번을 담지 못했었다.


번잡함을 피하려 서두른 게 잘못인가.

올해는 개화가 빠르다는 말에
무작정 달려온 길이었다.


원통전 뒤 선암매에 섰다.
예로부터 기품이 있기로 유명해서 '선암매'라 불리던
600년 묵은 매화는 꽃봉오리만 머금고 있을 뿐,
노란 산수유만 절정이었다.


이리저리 절마당을 거닐다
무우전 돌담길로 향했다.



선암매는 아직 일러
꽃을 피우지 않았건만
여행자의 서글픈 마음을 보듬어라도 주려는지
무우전 돌담길의 개량종 매화는
활짝 피어 있었다.



선암사 무우전 돌담길에는 이미 매화가 피었습니다.
600년 된 '선암매'는 이번 주말쯤이면 활짝 피겠네요.

Daum 블로그(http://blog.daum.net/jong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