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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곽

빛과 강의 도시 "진주라 천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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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진양호

진주라 천리길,
예로부터 한양에서 길을 떠나는 이들이 일컫는 말이었다.
서울과 진주간의 천리라는 거리상의 의미도 있겠지만
남도의 풍류가 아련히 그리워서 그렇게 불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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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성벽

진주하면 대개의 이들은 촉석루를 떠올린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의 고장답게 도심을 흐르는 남강에 자리잡은 진주성은
진주사람들의 자부심이자 진주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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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장대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바위벼랑에 자리잡은 촉석루의 풍경은 가히 영남제일이라 할만큼 아름답다.
적어도 여행자는 해안도시 중에서는 통영이, 내륙의 도시중에서는 진주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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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 매혹적인 이 도시를 하루 만에 여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책과 각종 문화행사를 즐기기에 좋은 진주성, 호숫가 최대의 드라이브 코스인 진양호 일주도로,
옛 진양군에 있던 문산가는 벚꽃길과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요한 산사 청곡사,
호수에 비친 달빛이 황홀한 금호지, 진주 시내와 남강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봉수대,
진양호 호반도로 끝에 있는 용호정 정원,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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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진주성과 남강의 야경은 황홀함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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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대 가는 길

진주는 인근에 지리산과 남해가 있어 음식맛도 뛰어나다.
지금은 행정구역상 경상남도에 속하지만 삼국시대 때에는 백제땅이었다.
관념상의 거리감이 지금은 현실로 되었지만 실은 순천과 문화적 동질감이 강한 편이다.
이것이 진주의 음식맛이 뛰어난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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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의 가야금산조 공연 촉석루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가야금산조와 민요를 들어 보라.
옛 풍류와 정취가 되살아날 것이다.

예부터 '북평양, 남진주'라 하여 진주 기생은 팔도에 그 명성이 자자하였다.
진주 기생들의 가무는  조선제일이라 일컬을 정도였다.
진주의 유명한 기생으로는 알다시피 '논개'와 '산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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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산홍'은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다.
을사오적의 한 명이었던 이지용이 천금을 주고 산홍을 첩으로 삼으려 하자
산홍이 이지용을 꾸짖어 말하기를 "사람들이 대감을 오적이라 부르는데, 내 비록 천한 기생의 몸이지만 사람의 구실을 하고 있는데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하였다고 한다.
매국노를 준엄하게 꾸짖은 진주 기생의 기개를 엿볼 수 있다.
3.1운동 때에도 진주 기생들이 만세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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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면으로 가는 벚꽃길

진주는 또한 보수와 진보가 함께 공존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한 이 도시는 사대부문화가 발달하면서도 민중들의 저항의 역사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갑오농민전쟁(동학혁명) 전 1862년 농민항쟁의 효시가 되었고, 수 많은 항일 지사들을 배출하였다.
또한 백정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외쳤던 형평운동의 고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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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지(금산면 호수)

풍류와 저항이 함께하는 곳이 이곳 진주였다.
지금은 진양호 아래로 신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지만 옛날 진주의 부촌은 칠암동이라는 강 남쪽에 있었다.
진주 기방들이 남강을 곁에 두고 즐비하였으며 일제시대 때에는 유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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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진산 봉수대

진주 한량들이 풍류를 즐기다 시장기가 와서 야참으로 먹던 것이 바로 '진주냉면'이었다.
평양냉면과 그 명성을 같이 하는 진주냉면의 특징은 소고기 육전이 고명으로 들어 간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진주비빔밥'이다. 임진왜란 당시 민,관군이 급히 비벼 먹은데서 유래한 비빔밥은
싱싱한 육회를 넣어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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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변 철길

지금의 진주역은 문산역 인근으로 옮긴다고 한다.
역사를 이전하고 나면 남강변의 철로를 그대로 살려 레일바이크를 만든다고 하니
 또 하나의 진주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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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과 촉석루

다만 아쉬운 것은 옛 '진삼선'이라 불리는 진주 삼천포 간의 철로를 방치하고 있다는 데 있다.
나의 안목으로는 진주 삼천포 옛 철도를 관광열차로 이용하면 지역발전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된다.
진주시와 사천시 관계자들이 한 번쯤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이 전라도로 가는 경전선이
돌아올 수 없는 바다 끝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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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교 야경

진주의 야경은 매혹적이다.
진주시에서 설치한 이 조명들은 진주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촉석루와 서장대의 야경은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남강을 가로지르는 진양교와 진주교, 천수교의 야경도 볼만하다.
봉수대 아래의 천수교 옆의 강기슭에는 학이 비상하는 형상의 조명이 있다.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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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과 촉석루 야경

진주의 옛 풍경 중 으뜸은 단연 대나무숲과 남강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진주교 자리에는 강을 건너는 부교가 있었다고 하니 유유히 흐르는 남강과 아름다운 촉석루,
짙은 대나무숲과 강을 따라 열을 지어 빨래하는 아낙네들을 잠시 상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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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끝이 없다. 그만큼 유구한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은 2년에 걸쳐 7일 간의 여행 중 대표적인 장소만 사진으로 간추린 것입니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한 여행이 올 봄인 지난 주에 마무리 되었습니다.우산을 쓴 채 비오는 날의 진양호를 찍기 위해 고생도 좀 하였고, 야경을 찍기 위해 졸음을 참기도 하였지요. 노을이 아름다워 지기를 며칠을 기다렸으나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지요.
 참여행은 기다림에 익숙해야 하고 무한한 인내심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행팁
1. 진주성의 북문 아래 이마트 옆으로 가면 서울과 같은 인사동이 있다. 도로가에 골동품 등 옛 흔적을 느낄 수 있으니 한 번쯤 들릴만하다.
2. 촉석루 내에서 매주 토요일 2시부터 가야금산조, 진주검무, 한량무 등 공연을 한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진주시 무형문화재과에 문의하면 된다.
3. 진주성 입구 남강변에는 보트와 오리배를 탈 수 있다. 뱃놀이 하면서 촉석루를 올려다 보는 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진주비빔밥 맛보기(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946745)
용호정원 보기(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0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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