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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지리산 어느 암자의 감동 보시!

 

 

 

 

지리산 어느 암자의 감동 보시!

-지리산 화개 쌍계사 국사암

 

쌍계사에서 국사암 가는 길은 짧지만 아름답다. 숨 막힐 듯 아름다운 길은 아니지만 무심코 마음 한 자락 툭 내려놓을 수 있는 안심의 길이다.

 

 

바스라진 낙엽,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 오랜 돌무더기 서낭당, 장하게 뻗은 소나무들, 오솔길은 보일 듯 말 듯 숨긴 듯 드러난 듯 구불구불 암자까지 이어진다.

 

 

암자 산문 앞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진감선사 혜소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에서 싹이 나 자랐다는 느티나무다.

 

 

가지가 동서남북 네 갈래로 뻗어 있어 큰 절의 사천왕처럼 불법을 수호하여 사천왕수(四天王樹)라고 불린다. 나무 둘레를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았다.

 

 

 국사암에는 ㄷ자 형 인법당(큰 법당이 없는 절에서 승려가 거처하는 방에 불상을 모신 집)이 인상적이다.

 

 

인법당은 ㄷ 자 구조로 되어 있는데, 한 건물에 무려 다섯 개의 현판이 달려 있다. 국사암(國師庵)·명부전(冥府殿)·칠성각(七星閣)·옹호문(擁護門)·염화실(拈花室) 등이다. 한 건물에 여러 전각의 현판들이 있는 걸로 보아 예전 규모가 있었을 때에는 각기 독립된 건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법당 옆을 돌아 산신각으로 향하던 중, 펑펑 솟는 샘물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한겨울임에도 얼지 않은 샘도 신기했지만 바가지에 물을 담는 순간 돌확 모서리의 무언가에 눈길이 절로 쏠렸다.

 

 

귤과 과자 들이 그릇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게 아닌가. 그릇째 내놓은 걸로 봐선 누구라도 부담 없이 먹고 가라는 것이다.

 

 

이곳을 오가는 길손들, 특히 산을 막 내려온 등산객들의 허기를 달래기에는 이만한 보시가 없겠다. 육바라밀(대승불교에서 보살이 열반으로 이르기 위한 수행법으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등 여섯 가지 수행 덕목) 중 제일 앞에 보시를 두었으니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절로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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