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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타임슬립

사라진 간이역의 흔적을 찾아, 경전선 수덕역





사라진 간이역, 그 흔적을 찾아. 경전선 수덕역

 

국도 2호선을 달린다.

광양의 명물 '마로화적'은 여전히 입맛을 다시게 한다.

순천을 막 지났을 무렵

이름조차도 희미한 옛 경전선의 간이역을 찾았다.

 

 

순천을 지나는 이 경전선 철길에는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조차 잊힌

수덕역, 원창역, 구룡역이라는 간이역이 있었다.

역사 건물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원창역을 제외하곤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간이역들... 먼저 옛 수덕역을 찾았다.


 

일단 수덕이라는 마을을 찾기로 했다.

분명 역은 마을 인근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조례 건널목을 지나니 수덕마을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어디쯤일 것이다.

마을 앞으로 건널목이 하나 보인다.


 

오랜 여행에서 터득한 본능에 가까운 감이 이번에도 발동한다.

이렇게 연달아 철도 건널목이 있다면 둘 중 하나는 옛 간이역임에 틀림없었다.

"수덕 건널목"

표지판을 보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


 

철길 건널목을 건너자 마침 일을 하고 있던 중년의 사내가 보인다.

그에게 옛 수덕역을 물었다.

올해 일흔하나이신 강성환 할아버지.

얼핏 보기에는 60대로 보였는데... 이곳의 토박이시란다.


 

강성환 할아버지는 수덕역의 존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저기가 옛 수덕역 자리요."

건널목 바로 옆 상자처럼 생긴 ST라고 적힌 철제함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할아버지가 사는 곳은 바로 옆 마을인 조례마을이었다.

행정구역으로는 인월동.

그래도 어떻게 그렇게 옛 수덕역을 잘 아는지 여쭈었더니

이 일대가 할아버지 소유의 논이라고 했다.


 

예전 경전선 어느 역도 마찬가지였지만

이곳 수덕역도 한때는 꽤 많은 이들이 이용하던 역이었다.

별량면 사람의 절반은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내렸다고 했다.

이렇게 가까이 건널목이 둘이나 있는 이유를 묻자

수덕역 건널목은 기차역 자리였고

조례 건널목은 버스정류장이 있어서란다.


 

수덕역은 전라남도 순천시 별량면에 있는 경전선의 폐역이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역이 있었던 자리에 건널목이 생겼다.

1932년 11월 1일에 무배치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해서 1944년 폐역이 되었다.

1958년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가 1974년 12월 6일에 폐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