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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애불

남도 청보리밭에서 맞딱드린 보물

 

 

 

 

 

 

마을 가운데에 자리한 보물 석탑의 위용, 우천리 삼층석탑

 

 

 

 

봉능리 석조인왕상을 보고 논길을 걸어 나왔다. 마침 농부가 트랙터로 논을 갈고 있어 우천리 삼층석탑 가는 길을 물었다. 농부는 저 아래 국도 옆 농로를 따라가서 산모롱이를 돌면 왼쪽으로 마을이 나타나는데 거기서 탑이 보인다고 했다.

 

 

청능 마을을 지나는데 마을 초입에 역시 정자가 있다. 근데 그 정자의 생김이 예사롭지 않다. ‘청송정’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정자 안에는 마치 살림집처럼 냉장고, 밥솥, 텔레비전, 선풍기 등이 있었다.

 

 

정자를 세운 이력도 특이했다. 예전 마을에는 땀을 식힐 만한 공간이 없었는데 주민 강원태 씨가 땅을 내놓고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정자를 지었다고 비에 적혀 있었다. 길손을 흐뭇하게 했다.

 

 

정자 뒤로 행랑채를 끼고 있는 대문에 집채 규모가 제법 있어 보이는 고가가 보여 살짝 안을 들여다보았다. 주인이 살지 않는 듯 꽤 넓은 마당에 잡풀이 그득했지만 5칸 반짜리의 안채에 광채까지 있는 이 집은 옛 기개를 잃지 않고 있었다.

 

 

마을을 빠져나와 국도 옆 농로를 걸었다. 산모퉁이를 돌자 농부의 말처럼 마을이 보였고 그 아래로 탑이 보였다.

 

 

예전에 논이었을 마을 앞 공터에 자리한 탑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았다.

 

 

이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보물 제943호다. 멀리서도 제법 커 보이는 탑은 삼층으로 비록 외로이 서 있더라도 그 위용만큼은 대단했다.

 

 

이곳에 탑이 선 연유는 알 길 없으나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벌교 징광사에 딸린 부속 절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탑의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으로 노반(露盤, 머리장식받침)과 복발(覆鉢, 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이 남아 있어 오랜 세월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는 듯했다.

 

 

 

청보리밭 너머로 멀리 조성면 소재지가 보였다. 소재지 가는 길을 눈대중으로 가늠하고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오른쪽 '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