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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들이 뽑은 진해 벚꽃 명소,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사진가들이 뽑은 진해의 벚꽃 명소,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전국을 돌아다녔음에도 진해 벚꽃 구경은 이번이 처음이다. 붐비는 걸 원체 싫어하는 성미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작년부터 <경전선 남도 800리>를 연재하면서 이번에 진해 벚꽃을 피해갈 도리는 없었다.

 

 

북새통인 여좌천에서 시쳇말로 ‘멘붕’, 혼을 뺀 나머지 내수면생태환경공원으로 갔다. 여좌천에서 언덕 위 제방을 몇몇 사람들이 한가로이 거니는 걸 보고 공원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나가는 중년의 사내가 저기가 생태공원이라고 아는 체를 하는 바람에 그가 가르쳐준 대로 아래로 내려갔다가 굳게 닫힌 문에 허탕을 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한참을 갔지만 말이다.

 

 

마진터널 방면에서 넘어오는 차량들로 길은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고 도보여행자인 우리는 느긋하게 이 광경을 지켜보며 건널목을 건너 생태공원으로 들어갔다.

 

 

2km 정도인 여좌천 벚꽃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있는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이쯤에서 발길을 돌리는 반환점이거나 그 동안의 발품을 잠시 쉬는 쉼표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했다.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진해 남부 내수면연구소 안에 있다. 저수지와 습지, 솔밭 등의 호수 주변 8만3897㎡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SBS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후문 쪽에는 여좌천과 그림 같은 로망스 다리가 있다.

 

 

중간 중간 벤치가 있고 습지 주변으론 실개천과 징검다리. 데크로드가 놓여 있고 호수 주변에 관찰로가 있어 여유 있게 혹은 호젓하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여좌천의 번잡함을 잠시 이곳에 내려놓을 수 있었다.

 

 

생태공원은 진해 벚꽃이 유명해지면서 덩달아 명소로 알려져 사진작가들이 뽑은 국내의 아름다운 사진명소로도 선정됐다고 한다.

 

 

정신없이 허둥대던 춘심을 가라앉히라는 듯 고요한 호수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호숫가 기다란 벤치에 잠시 앉아 지나온 다리를 쉬게 하고 호수의 크기를 가늠해본다.

 

 

드넓은 호수를 따라 먼지 폴폴 나는 흙길이 나 있고 호숫가로 연분홍 꽃빛을 내는 벚꽃들이 장관이다. 아름드리 왕버들은 시커먼 속내를 애써 감추려 연둣빛을 내어보지만 아직은 이른가 보다.

 

 

거목 너머로 곳곳에서 사진가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해가 뚝 떨어지지 않았다면 벚꽃은 더 화사할 터인데... 화려한 벚꽃을 시샘이나 하는 듯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하늘이 제빛을 잃자 호수는 침묵에 빠져들었고 나무도 애써 시커먼 속내를 감추려 하지 않았다.

 

 

막 피어난 벚꽃은 먼발치서 하늘거리고 너나 할 것 없이 앞다투어 피기 시작했다.

 

 

호수 가운데 섬에도 봄은 왔다.

 

 

조심스레 몇 발자국 겨우 떼어 보지만 걸음을 옮기는 건 여간 조심스런 일이 아니다.

 

 

행여, 여태 달려온 봄이 뒷걸음칠까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었다. 며칠 후 연둣빛 장하게 발하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이곳도 온통 봄의 세상이겠다.

 

 

 

호숫가 한쪽에 있는 습지엔 봄꽃이 만발했다. 산복사꽃이 벚꽃 무리 가운데에 피어나서 그 아름다움이 유독 빼어나다.

 

 

호수의 반영이 아쉬웠다면 이곳에선 봄을 맘껏 즐길 수 있겠다.

 

 

 

추천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오른쪽 '콕'